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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수 작성일21-02-22 11:10 조회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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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인 친모에겐 “남친과 헤어져라” 협박

태어난 지 29일 된 딸이 운다는 이유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미혼부가 재판에 넘겨졌다.파워볼게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22일 A(20)씨를 아동학대치사 및 아동학대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A씨를 기소했고 다음주 첫 재판이 열린다.

A씨는 지난달 2일 수원 영통구 자신의 집에서 생후 29일된 딸이 계속 울자 반지 낀 손으로 머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폭행 후 아이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119에 직접 신고했지만 아이는 뇌출혈로 응급실에서 숨졌다.

병원 측이 아동학대를 의심해 신고했고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는 “모빌이 떨어져 아이가 다쳤다”며 폭행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의 추궁에 “아이가 우는 게 짜증나서 머리를 때렸다”고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은 A씨의 혐의가 중대하다고 보고 그를 구속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아기를 여러 차례 학대한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아이의 친모는 미성년자로 아이와 떨어져 살고 있으며 가족들 모르게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딸에게 가한 학대 외에도 아이의 친모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모에게 “현재 사귀는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임신과 출산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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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이 최근 공식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메뉴 일시 품절 안내'를 공지했습니다.

품절 메뉴는 윙(닭날개)과 콤보(닭다리와 닭날개)로, 이에 대해 교촌치킨은 "원육 수급 불안정으로 주문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 역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BBQ는 전국 육계업체를 대상으로 고기 수급에 나서 현재 가맹점이 원하는 닭고기 물량의 약 98% 수준을 가까스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이유는 지난해 10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뒤 관련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22일)까지 전국 100여 곳의 가금농장이 AI확진 판정을 받았고, 살처분 규모는 알을 낳는 산란계와 고기로 먹는 육계를 모두 포함해 2862만 마리에 달합니다.

닭의 개체 수가 줄면서 고기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고, 이에 따라 가격이 인상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치킨의 쓰이는 닭 크기는 보통 9-10호로, 조류독감이 발생한 지난해 10월 9-10호 닭고기의 평균 시세는 2700원입니다.

그러나 이달 9-10호의 평균 가격은 3300원으로 4달 사이 25% 이상 올랐습니다.

지난 2016년 AI 대란 당시에도 약 8개월 간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제품 가격이 10% 내외 올랐던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AI 장기화가 더 길어지면, 치킨값이 올랐던 2016년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윤철 기자(godgij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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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서비스가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로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AFP_연합뉴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가능하게 만드는 28㎓ 대역의 5G 통신망 구축이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4만 5000개 기지국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1월 말까지 구축이 완료된 기지국은 45개다. 정부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28㎓ 대역의 5G 전국망 구축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까지 4만 5000개 기지국 추진

1월 말까지 설치 완료 45개 그쳐

부정적 입장 통신사, 투자 소극적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16일 공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3.5㎓, 28㎓ 대역 5G 무선국 현황’에 따르면 1월 31일 준공 신고 기준으로 이통 3사의 28㎓ 대역 기지국은 45개였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이 44개, LG유플러스가 1개였고 KT는 28㎓ 대역 기지국이 준공 신고 기준으로 한 곳도 없었다.

28㎓ 대역은 3.5㎓ 대역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진짜 5G’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사들의 실험에 따르면 28㎓ 대역은 3.5㎓ 대역보다 다운로드 속도가 3배 이상, 업로드 속도가 10배 이상 높게 나왔다. 그러나 28㎓ 대역은 직진성이 강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하는 단점이 있다.

통신 3사는 2018년 28㎓ 대역의 5G 주파수를 할당 받으면서 2021년까지 각 사별로 1만 5000개의 기지국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8월까지 28㎓ 대역의 기지국을 하나도 세우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정부는 통신사들의 기지국 설치 지연에 대해 “(설치 계획) 이행 촉구 및 미이행 시 제재조치 예정임을 통보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독려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통신사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해당 대역의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고 통신사들이 낸 주파수 할당대가는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올해 연말까지 4만 5000개 기지국 설치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사들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정부가 최근 28㎓인접 대역을 특정 지역이나 공간에서만 활용하는 ‘5G특화망’ 정책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28㎓전국망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28대㎓대역 5G 전국망 설치여부는 “해당 주파수를 매입한 통신사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28㎓ 대역 전국망 구축이 사실상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통신사의 관계자는 “직진성이 강한 28㎓ 대역의 특성 때문에 전국망 구축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농촌지역 등에 공동 기지국을 만든다고 해도 3G나 LTE와 같은 전국망 구축은 어렵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28㎓ 대역의 5G 서비스가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하게 된다면 5G 요금제 역시 기술 수준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은 “만약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28㎓ 대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일반 이용자들의 5G 요금제는 그에 맞는 수준으로 인하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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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한 ‘국경봉쇄’ 해제시 새 대사 임명
‘내정자’ 왕야쥔, 南·北인사들과 교류 경험
2018년 北참관단과 시진핑 고향 방문도
北은 지난주 새 주중대사에 리룡남 임명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과 중국이 상대국 주재 대사를 교체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협력 강화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북한이 최근 주중대사를 교체한 데 이어 중국도 북한 주재 대사를 교체하기 위한 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룡남 신임 북한 중국 주재대사. [연합]


22일 중국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가 풀리는대로 새 북한 주재대사에 왕야쥔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부장을 부임시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달초 홍콩의 성도일보와 일본 교도통신은 왕야쥔의 대사내정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왕야쥔은 지난달 부부장 자리에서 퇴임한 상태다.

중국도 북한대사를 교체하게 되면 북한과 중국의 상대국 주재대사들은 세대교체를 하게 된다. 북한 외무성이 신임 주중대사로 임명한 리룡남은 올해 만 61세다. 전임 지재룡 대사(만 78세)와 17살 차로 어리다. 왕야쥔은 51세로 현 리진쥔(64) 북한대사과 13살 차이가 난다.

주목되는 건 두 국가의 관계강화 조짐이다. 리 신임대사는 1994년 싱가포르 주재 경제담당 서기관을 거쳐 무역상·대외경제상·내각 부총리 등을 역임한 대외경제통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리 대사를 발탁해 중국과 경제협력 강화를 모색했다고 분석한다. 한 전직 통일부 관료는 “당대회와 전원회의를 마친 뒤 중국 주재대사 인사만 이뤄진 점이 눈에 띈다”며 “중국과의 경제협력 및 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왕야쥔 내정자도 마찬가지다. 대외연락부 부부장 시절 한국 인사들과 긴밀하게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왕 내정자는 지난 2018년 박태성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 북한 당 참관단의 방중 당시 참관단을 맞이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향인 시안일대를 소개한 당사자다. 외교부 경제외교협력 실장과 정책기획실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코로나19 이후 북중관계 개선 및 접경지역에서의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의지는 시 주석의 친서에서도 드러난다. 시 주석은 지난달 북한 조선노동당이 8차 당대회를 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당 비서로 추대하자 축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중조(북중)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있는 친선적인 사회주의 인방(隣邦)”이라며 “중조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했다. 특히 코로나19와 미중 견제 구도를 인식한 듯 “세계가 혼란과 변혁의 시기에 들어선 정세 하에서 중조 두 당, 두 나라 관계에 대한 전략적 인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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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15>김형영 ‘시와 신앙의 삶
지난 15일 시인 김형영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났다. 선생은 194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966년 문학춘추로 등단한 이래 55년 동안의 시력(詩歷)을 쌓아 온 우리 시단의 대표 중진이다. 오랜 세월 ‘시’와 ‘신앙’이라는 두 바퀴로 조용조용 달려온 그의 정결한 생애를 두고 빈소에 모인 지인들은 깊은 추념과 안타까움을 나누었다. 시선집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문학과지성사)는 선생이 지상을 떠나던 그날 지상에 내려앉았다. 투병하던 당시 시인 스스로 그동안의 시집 10권에서 213편을 선정해 최종적으로 정본 작업을 완료한 시적 에센스가 영정 앞에 놓인 것이다. 비록 고인은 만져 보지 못했지만 그 책은 그 순간 선생의 몸이 되어 그가 천생 시인이었음을 증언하고 있었다.

김형영 시인
●저항의 세계에서 통회의 심연으로

선집 체재는 네 개의 시기별 분류를 택했다. 시인 스스로 ‘저항’→‘신앙’→‘자유’→‘교감’을 키워드로 해 자신의 삶의 궤적을 조감하도록 배려한 결과로 읽힌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초기시는 폭력이 미만한 세계에 대한 항의와 저항으로 점철된 것이었다. 물론 그의 시는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조용하게 솟구쳐 오르는 나지막한 것이었다.

그 은유적 상관물로 시인은 ‘모기’를 택했는데 가령 시인이 간절하게 속으로 외친 소리는 “모기들은 죽으면서도 소리를 친다/죽음은 곧 사는 길인 듯이”(‘모기’)처럼 작고 소소한 이들의 마음으로 현상했다. 2015년 박두진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저는 지금도 왜 시를 쓰느냐고 자신에게 가끔 묻는다. 쓰면 쓸수록 어렵기만 하고, 때로는 숨이 막히게도 하는 시”라고 말씀한 그 ‘시’를 평생 떠메고 모기 소리처럼 작은 저항의 세계를 온축했던 선생은, 원치 않은 병고로 말미암아 스스로 깊은 신앙의 세계로 들어간다.

지금도 나는 김형영의 ‘통회(痛悔)시편’ 연작을 선연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나도 신앙의 문전에서 어정거리고 있을 때였기 때문일 것이다. “주님, 저를 죽이지 마소서./화가 나시더라도/ 흐느끼는 이 소리 들으소서.// 뼈 마디마디 경련이 일고/ 내 마음 이토록 떨리는데/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이 목숨 살리소서.”(‘통회시편 1’) 1980년대에 쓴 이 기도는 하늘에 상달되어 그로 하여금 ‘영성의 시인’으로 우리 곁에 머무르게끔 해 주었다.

무릇 모든 존재자는 현상계에서 물질적 존재 방식을 한시적으로 취하다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사라져 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소멸이란 온통 비극적인 것이 아닌가. 하지만 선생은 그것을 평생 통회의 심정으로 탐구하고 형상화하면서 스스로의 존재 증명을 해 갔다. 선생의 말처럼, 모든 것이 은총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김형영은 이때부터 평범한 일상에서 근원적 사유와 형이상학적 전율의 세계를 길어올린다.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희원하는 시인의 품과 격을 보여 준 것이다. 깊은 영성을 시로 담아 냄으로써 남루한 존재자들이 신성한 존재와 연루되고 있음을 고백하고 증언하고 탐구하는 지향을 일관되게 개척해 간 것이다. 그만큼 시인에게 가톨릭에 기반을 둔 사유와 감각은 신성한 존재를 희구하고 물어가는 실존적 사건이었으며 그러한 시선이 마침내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회귀성을 가지게 해 주었다.

세례명이 ‘스테파노’인 그는 수많은 이들의 대부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대자 가운데 한 사람인 전동균 시인은 “가톨릭 영성을 심층적으로 서정성과 결합해 탐색해 낸 정말 보기 드문 시인”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형영(왼쪽부터)·정희성·임정남·석지현·강은교·윤후명 시인 등 ‘70년대’ 동인들과 1974년 서울 수유리 기념탑에서 찍은 사진.

조광호(왼쪽) 신부와 시화전을 함께 했을 당시. 소리꾼 장사익(오른쪽)은 김형영의 시를 음악으로 만들었다.
●신성의 자유로운 현장으로서의 자연

후기로 갈수록 김형영 시의 주된 요소는 자연과 시인이 상응하는 장면에서 일어나게 된다. 말하자면 자연 사물의 구체성과 시인이 지향하는 삶의 지표가 서정적 순간성 속에서 견고하게 결속한 것이다. 그 빛나는 순간을 통해 우리는 김형영 브랜드인 형이상학적 빛을 한껏 쬐게 되고 이때 우리도 스스럼없이 환한 서정과 영성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후기 대표작 가운데 한 편을 읽어 보자. “봄비 오시자/ 땅을 여는/ 저 꽃들 좀 봐요.// 노란 꽃/ 붉은 꽃/ 희고 파란 꽃,/ 향기 머금은 작은 입들/ 옹알거리는 소리,/ 하늘과/ 바람과/ 햇볕의 숨소리를/ 들려주시네.// 눈도 귀도 입도 닫고/ 온전히/ 그 꽃들 만나고 싶거든/ 마음도 닫아걸어야겠지.// 봄비 오시자/ 봄비 오시자/ 땅을 여는 꽃들아/ 어디 너 한번 안아보자.”(‘땅을 여는 꽃들’)

물론 자연은 신성의 거소(居所)이자 고유의 향기와 소리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신성 자체이기도 하다. 작은 입으로 하늘과 바람과 햇볕의 숨소리를 들려주는 봄날의 꽃을 온전하게 만나기 위해 시인은 눈도 귀도 입도 마음까지 닫은 채 크나큰 품으로 온전하게 봄날의 꽃들을 안아 들인다. 그러한 신성과의 소통 과정을 일러 시인은 ‘교감’이라고 규정했을 것이다.

“영혼이 오가는 순간을/ 어찌 귀와 입으로 붙잡겠는가./ 눈도 아니다./ 생각도 아니다./ 나 없는 내가 되어/ 가슴으로 듣는 말,/ 사랑의 숨결이다.”(‘교감’) 이처럼 시인이 들려주는 사랑과 영혼의 소리에 우리도 가장 행복한 마음의 상태를 경험한다. 김병익 선생도 시선집 해설에서 “육신의 회복과 정신의 부활을 치르면서 김형영의 시는 이 세계와의 교감과 공감을 싱싱하게 드러낸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처럼 그에게 ‘시’는 생명의 리듬이 만져지고 보이는 음악이요, 숨결의 형식이 선연하게 들려오는 보이지 않는 그림이었을 것이다.

시선집 ‘시인의 말’에서도 선생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 태어나고 사라지는 생명들과의 교감 그리고 가끔 거기서 얻은 감동을 시로 꽃피우는 즐거움, 그 은총이야 말해 무엇하리”라고 적었다. 이러한 김형영 시의 지향은 결국 실존적 형이상학의 세계로 귀납될 것이고, 그때 그의 언어는 우리의 마음을 깊이 울리는 음악으로 남을 것이다.

김형영(맨 오른쪽) 시인은 ‘샘터’ 편집자로 오래 활동하며 문단 인사와 두루 소통했다. 한말숙(왼쪽부터) 소설가, 피천득 선생, 김남조 시인, 최인호 소설가.

2012년 ‘70년대’ 동인들이 칠순을 앞두고 공동시집 ‘고래’를 냈다. 뒷줄(왼쪽부터)이 석지현·김형영, 앞줄이 정희성·강은교·윤후명 시인.
●샘터, 아버지, 그리고 봄 햇살을 따라

선생은 ‘샘터’에서 30여년간 편집자로 일했다. 이 오랜 전통의 월간지가 정점을 구가할 때였을 것이다. 법정, 이해인, 최인호, 정채봉 등 이 책을 그득하게 채웠던 언어들은 지금도 한국문학의 보석이 되어 빛을 뿌린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소설가 한강이 대학을 졸업하고 샘터에 들어갔는데, 입사 직후의 그를 만나러 대학로의 붉은 벽돌 건물 앞에서 얼떨결에 선생을 뵈온 일이 있었다. 나중에 선생의 시집 해설도 쓰고 같은 잡지의 자문편집위원도 하면서 선생의 말년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마지막 투병 중 전화로 들었던 선생의 떨리는 목소리의 힘으로 선생의 시에 대한 기록을 더 깊이 수행해 갈 다짐을 해본다.

빈소에서 인사를 나눈 둘째아들 김상조씨와 장례를 마치고 전화 통화를 했다. “저나 형한테는 늘 친구 같은 아버지셨어요. 같이 식사하고 탁구나 배드민턴도 같이 치고, 힘들 때 서로 전화해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던 분이셨습니다.” 상을 치르면서는 지인과 후배들이 휴대폰에 남긴 내용이나 빈소에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새삼 ‘큰 분’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유품을 정리하다가 지난해 12월 20일에 온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을 발견했어요. 자신이 한없이 방황할 때 신앙으로 인도해 주신 마음에 고마움을 표하는 감사 카드였습니다.”

선생의 묘역은 따로 없다. 가톨릭대학에 시신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상조씨는 아버지가 ‘유언시’라고 하시면서 1월 중에 보내 주신 작품 한 편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었다. 처음 공개되는 선생의 마지막 작품 전문이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내가 죽거든/ 무덤일랑 만들지 마라/ 납골당에도 가두지 마라// 나를 먼지로 만들어/ 관악산 중턱 후미진 곳에서 뿌려다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구름이 흘러가면 구름 따라/ 새들 지저귀면 새소리로/ 꽃들 향기 뿜으면 그 향기에 취해/ 천지사방 허공을 떠돌며/보이지 않는 자연이 되어 날아다니고 싶다”(‘화살시편115-내가 죽거든’) 지금쯤 선생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훨훨 흘러가고 계실 것이다.

이제 선생은 스스로 언어의 화살이 되어 하늘나라로 들어갔다. 나는 새삼 그의 세례명을 생각했다. 신약성서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스테파노는 돌에 맞아 순교하면서도 햇살보다 더 밝은 얼굴로 신에게 영혼을 의탁하는 모습이 기록된 분이다. ‘김형영 스테파노’의 얼굴에도 그 햇살이 환하게 비추었을 것이다. 그리고 하늘로 돌아간 그날 출간된 시선집 제목처럼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따뜻한 봄 햇살로 우리에게 남을 것이다. 스스로를 염두에 두고 쓴 것 같은 작품 한 편을 선집에서 꺼내어 봄 햇살에 비추며 읽어 본다.

“별이 하나 떨어졌다./ 눈에 없던 별이다.// 캄캄한 하늘에 비질을 하듯/ 한 여운이 잠시/ 하늘에 머물다 사라진다./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보다 작게/ 보다 낮게/ 한 점 남김없이 살다 간 사람.// 그를 기억하소서./ 그의 여운이 아직 사라지기 전에/ 한때 우리들의 이웃이었던 그를.”(‘무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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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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